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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체계 : 건축자재산업 네트워크

최혜정(국민대학교 건축학과)


우리의 집과 건물, 도시를 짓기 위해 필요한 자재들은 오랜 시간을 거쳐 끊임없이 발전되어 왔다. 가장 오래된 재료인 시멘트, 벽돌, 콘크리트, 나무부터 가장 짧은 역사를 지닌 플라스틱까지, 건축자재의 변천사는 다양한 유형으로 개발, 가공, 생산되어 인류의 발전사, 그리고 기술의 역사와 함께 해 왔다. 천연의 재료가 자연에서 추출되어 건축물에 필요한 자재로 가공, 부재화가 생산되기까지는 일련의 지식, 노동, 기술이 수반되는데 이 과정을 우리는 산업화로 지칭하기도 한다. 이 산업화로 인해 우리는 신재료와 기계의 발명, 가공기술의 변천, 기업의 성장 등 복잡다단한 자재산업의 발전을 얻었고, 이렇게 얻은 자재로 인해 우리의 집은 보다 살기 편리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편리한 삶은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기후위기와 긴밀한 연관성이 있다. 2020년을 기준으로 플라스틱은 지구에 존재하는 각종 동물의 총합보다 두 배 정도의 양을 차지하고 있고, 도로, 다리, 건축물 등 인간이 만든 건조물은 삼림의 양을 이미 뛰어넘었다. 이 현상은 동식물의 멸종, 공기와 수질의 오염, 탄소배출, 온난화로 이어져 기후위기에 일조한다. 인간이 만든 환경이 자연환경을 압도하는 지점을 이미 넘어선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집의 체계 : 건축자재산업 네트워크>는 인간에게 필요한 건축 환경을 만들기 위해 천연의 재료가 ‘집’이라는 공간까지 도달하는 가공, 생산, 구축의 과정을 살펴보고, 이 재료의 생산 네트워크가 기후 위기적 논점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추적해보기 위해 선행되었다. 대부분 건축자재의 개발, 생산과 그 역사는 우리의 삶에 이용되는 사물들의 등장, 변천과 궤적을 공유하면서, 서서히 집을 짓기 위해 사용되는 자재로 발전되어 왔다. 이러한 배경에는 재료의 물질성을 고려하여 적절한 제조 기술을 개발, 적용해야 하는 필요성과 노력, 효율이 큰 요인으로 작동한다. 자재와 사물의 생산은 우리의 소비패턴은 물론 사회, 경제적 수요와 연관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건축자재의 네트워크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물과 물질, 노동, 자재, 환경 간의 상호연관성을 도출해낼 수 있다. 분명한 점은 자재의 생산 과정에서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시멘트와 철강부터,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여 제련되는 알루미늄, 그리고 재활용의 어려움과 무자비한 남용으로 인해 그대로 방치되는 플라스틱까지, 우리의 삶과 집에 일조하는 자재와 재료, 사물의 생산과 소비는 필요하지만 절제되고 개선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전에

이 논제에 대한 인식의 필요성이 존재한다.

기후위기 시대의 행동을 위한 첫 번째 관건은 우리가 살고 있는 물질세계와 그 내막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다. 그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가 어떤 해석과 행동을 할지 판단하면 그 행동은 더욱 지속적이고 자발적이며 능동적으로 될 수 있다. 건축자재 산업 네트워크는 다양한 재료로 구성된 우리의 물질세계와 그것을 이루고 있는 연결망의 내막을 이해해보고 기후위기에 대한 질문에 좀 더 보편적으로 접근하고 공유할 수 있는 재료에 대한 내러티브를 찾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