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난형(아키텍토닉스)
<집의 체계: 집의 생애지도>는 거주환경의 시나리오를 시각화하기 위한 기반으로 수행된 자료 수집 및 연구에 주안점을 둔다. 생애지도에서 집은 우리가 사는 땅 집에서부터 그 경계를 둘러싼 지구공간까지, 거주환경과 이를 구성했던 제조 산업까지
확장하고 연결하는 매개 공간이다.
우리는 3가지 주제를 통해 구체적인 집의 생산, 소비, 폐기 전 과정이 담긴 지도를
제작하고자 했다. 1) 집을 짓는 물질은 지구적인 관점에서 어떠한 이유로 관리되었는가. 지속가능한 개발담론과 지속 불가능한 공간 사이에서 우리가 당면한 문제는 무엇인가. 2) 우리는 가장 오래되고 익숙한 물질인 시멘트로 어떻게 공간 환경을 구축해왔는가. 집을 부수고 난 후 누가 어느 곳에서 그 물질을 처리하였는가. 3) 20세기 후반 집의 구체적인 사례로 부흥주택, 개포 아파트, 타워 팰리스는 어떠한 제조산업 생태계 속에서 거주환경을 짓고 있는가.
<집의 체계: 집의 생애지도>는 집의 물질 관리가 단지 신기술의 발명적 관점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있어왔던 기술이며 집과 관련된 점진적인 개량, 유지보수 등의 노동의 활동에 담겨있다는 것에 주목한다. 장소 특정적인 집의 물질을 선택한다는 것은 그 장소에서 이야기 되었던 수많은 오래된 물질과 새로운 대체물질을 고민하고 역시, 오래된/새로운 기술을 선택하는 저항과 갈등을 겪는 문제를 다루게 된다. 20세기 특정한 물질은 저렴함, 가벼움, 간편함, 긴 수명 덕에 중요한 집의 기술이 되어 부유한세계에서 볼 수 없는 방식으로 가난한 세계에서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른 건물보다 집이 자주 교체되고 수리되며 폐기되는 순간을 직접 체험해왔고, 집은 건축전문지식이 적더라도 소통할 수 있는 대상이 되었다. 집은 우리가 건설한 사물이기도 하지만, 다시 우리의 노동 패턴에 큰 영향을 주는 매개물이기도하다. 우리는 기후위기 시대의 지속 가능한 집을 위한 준비물이자, <집의 체계: 집의 생애지도>의 구체적인 결과물로 20세기 집을 짓고 부수며 함께 했던 자재와 가전제품의 생애 지도와 집(부흥주택, 개포 아파트, 타워 팰리스)의 모델링을 제작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인간과 사물의 상호 작용 결과로서 유대, 동맹의 관점에서 집을 다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동맹의 관점에서 우리가 어떤 규약을 통해 집과 사물을 자원으로 ‘취하고 만들고 버려왔는지’, 표준화된 설계도를 사용하여 오래 지속적으로 개량할 수 있는 요소가 되면서 우리에게 어떤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지만 동시에 자연스럽던 것을 어렵고 어색하게 만들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유대의 관점에서 우리와 집은 짓고 만들고 거주하고 폐기하는 모든 곳에 연결되어 있으며 기후건축가로서 우리는 사물 생태계에 거주하며 지속적으로 집을 관리하는 주요한 행위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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